알칼리성 음식을 섭취해야 알칼리성 체질을 유지한다고들 한다. 과연 우리 몸이 산성체질, 알칼리성 체질로 나누어질 수 있는가? 또 알칼리성 음식을 먹으면 산성체질로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가?
□ 성인병이라고 부르는 만성퇴행성질환이 늘어나면서 어느틈에 산성체질이라는 말에 익숙해져 버렸다. 마치 모든 병이 체질이 산성화되어서 생기는 것처럼 되어 있다. 이런 믿음을 가지고 주위에서 음식을 가려 먹는 사람도 쉽게 볼 수 있다. 소위 알칼리성 식품을 주로 먹어야 건강해진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은 의학적으로 얼마나 근거가 있을까?
몸무게의 60%는 물이고 나머지의 대부분은 단백질이다. 단백질은 몸을 구성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사라는 복잡한 생화학적 반응을 조절하는 효소의 구성성분이기도 하다. 도식적으로 말하면 몸은 채액이라 불리는 액체성분에 단백질이란 고형성분이 녹아 있다 할 수 있다.
따라서 몸이 건전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두말할 나위 없이 몸을 구성하는 단백질이 정상적이어야 한다. 그런데 모든 단백질은 열과 산도에 의해 변성되기 쉬운 성질을 가지고 있다. 흔히 접하는 단백질인 달걀흰자에 열을 가하거나 산성물질인 식초나 염산을 떨어뜨리면 하얗게 응고되듯이 모든 단백질들은 열과 산도가 바뀌면 변성되어 제기능을 잃게 된다. 따라서 몸은 체액의 산도를 항상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장치를 갖고 있으며, 그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는 곳이 콩팥과 폐이다. 몸에서 산이 많이 생산되거나 산을 많이 섭취하면 콩팥은 오줌을 통해서 많은 산을 배출하며 폐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여 체액의 산도를 낮춘다.
산도란 수소이온농도를 뜻하며 pH라는 단위로 표시하는데, pH가 7보다 낮은 상태를 산성, 높은 상태를 알칼리성이라고 한다. 즉 수소이온의 농도가 중성보다 높으면 산성, 낮으면 알칼리성이라고 한다.
이는 체액에 있어서도 똑같이 적용된다. 정상인의 가진 피의 pH는 예외없이 7.4로서 약알칼리성으로 유지되고 있다. 그런데 어떤 이유에서든 체액의 pH가 0.3만 변해도 우리 몸은 큰 위험에처하게 되며 심지어는 의식을 잃게 된다. 즐겨마시는 콜라나 맥주의 pH가 3~4.5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마셔도 체액의 pH가 전혀 변하지 않는 것을 생각하면 체액의 pH가 얼마나 엄격히 유지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산성체질, 알칼리성체질이란 있을 수 없으며, 체액의 산도가 정상과 다르다면 입원을 요하는 매우 위중한 병적 상태이다.
그러데 산성체질, 알칼리성체질이란 말은 산성식품, 알칼리성식품 등과 함꼐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산성식품, 알칼리성식품이란 이들 심품을 먹엇을 때 체액에 산을 첨가하는 효과가 있는지 또는 산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는지에 따라 나눈 것이다. 이러한 구분은 산, 염기균형이 흐트러진 환자에 중요할지 모르나, 몸은 이를 완충할 충분한 여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들 식품의 섭취에 의하여 체액의 산도가 변하지는 않는다. 과일과 채소는 대표적인 알칼리성 식품이며 육류는 대표적인 산성식품이다. 그러나 고기만 먹었다고 해서 체액의 산도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며 다만 오줌의 산도가 조금 오를 뿐이다. 따라서 정상이 섭취하는 식품을 산성 또는 알칼리성으로 구분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산성인가 알칼리성인가를 신경쓸 일이 아니라 균형잡힌 식사를 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기 위한 원칙이다.